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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한파' 해운업계, 컨테이너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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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한파' 해운업계, 컨테이너도 판다

입력
2009.09.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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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한진해운은 현재 컨테이너 3만개가량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미 상반기에만 회사채 발행을 통해 8,000억원을 조달했지만,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산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여전히 삭풍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이미 신규 투자를 모색 중인 다른 업종과 달리, 경기 회복 국면에서 오히려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를 매각한 뒤, 리스 형식으로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화물을 운송할 컨테이너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에 나가는 장수로 치면 '칼과 방패'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어느 때보다 급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해운 물동량 감소와 운임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 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에만 5,3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돈 되는 컨테이너는 물론, 항만터미널 부지 매각도 준비 중이다.

현대상선은 당장 자산 매각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지만, '노선 매각'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미주지역 17개 노선 중 아시아와 미 동부를 연결하는 허드슨과 콜럼버스 라인을 이달 말부터 철수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8,600억원을 조달해 놓아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올 상반기 적자(2,400억원)를 기록해 안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중형 해운사는 사정이 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국내 7위 규모인 삼선로직스는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독자생존이 어려운 자회사도 내다팔고 있다. 인력은 이미 작년말보다 30% 가량 줄였을 정도다. 일부 해운사의 경우에는 내놓은 매물이 팔리지 않는 데다 운영자금도 없어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선박 공급과잉과 물동량 정체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있다"며 "당분간 업계의 악전고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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