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준철의 깨는 투자] 워렌 버핏 투자 성공의 노하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최준철의 깨는 투자] 워렌 버핏 투자 성공의 노하우

입력
2009.09.15 23:44
0 0

워렌 버핏이 투자 의사결정과 함께 평생에 걸쳐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이었다. 물론 다른 상장회사나 펀드 매니저도 그 일을 하지만 버핏이 추구하는 목표는 그들과 달랐다. 많은 투자자를 모으는 것보다는 자신의 철학과 방법을 믿어주는 투자자를 모으는 데 중점을 뒀다.

초기 '버핏 파트너십' 때도 유려한 언변으로 자신의 투자철학을 설명하고 지인들을 중심으로 자금을 모았으며, 버크셔의 초기 주주들도 대부분 자신과 파트너십을 이루며 오랜 기간 함께 한 투자자들로 한정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버핏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버크셔 주식을 액면분할하지 않고 고가주 상태로 그대로 놔두었다는 점이다.

대부분 미국 회사들은 많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서나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아니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주가로 만들기 원한다. 미국 증시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크게 오른 주식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주가가 20달러 대인걸 감안하면 빌 게이츠가 아무리 버핏의 친구라 하더라도 투자 의사결정에서는 버핏과 전혀 다른 길을 간 셈이다.

여기에 담긴 버핏의 철학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고가주인만큼 진정으로 버크셔를 믿어주는 투자자들이 아니면 주주로 들어오더라도 기쁘지 않다는 것이다. 본인이 장기투자를 하는 것처럼 주주들도 버크셔에 장기투자를 해주길 바란다는 의미다. 달리 얘기하면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원하는 트레이더들은 사양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표면적으로 주가가 높아 보이고 거래가 많지 않다 하더라도 기업가치가 증대되면 주가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가 직접 투자하는 회사들에 대해 갖는 생각을 본인의 회사에도 정확하게 적용하는 일관성을 보여준 셈이다. 실제로 버핏이 버크셔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주가는 기업가치에 따라 꾸준히 상승했다.

버크셔 주가가 1,000 달러가 넘었을 때, 더 나아가 1만 달러가 넘었을 때도 이제 버크셔 주가는 비싸서 더 이상 가기 어렵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기업가치와 주가의 비교보다는 '표면적인 고가'의 주가가 판단의 기준이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하나의 관점 차이로 10만달러짜리 주식을 소유할 기회를 상실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버핏의 이런 행보는 양적 성장을 추구하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그리고 거래량이 부족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믿는 회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답은 하나다. '좋은 투자자는 펀드매니저로 하여금 좋은 투자를 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기업가치는 결국에는 주가에 반영된다.' 단순하지만 변치 않는 진리다.

최준철 VIP투자자문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