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음주 사건으로 무기한 실격이란 중징계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정수근(32ㆍ전 롯데)이 15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은퇴를 알리는 편지를 발표했다. 정수근은 '누구를 원망하고 싶지도 않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면서 '항상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정수근은 '8월 31일 이후 많은 생각을 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망과 억울함보다 반성의 시간이 됐다. 이 모든 일들이 다 그동안 제가 쌓아온 이미지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술에 만취해 시민과 경찰을 폭행한 정수근은 롯데 요청으로 올해 6월 징계가 풀렸지만 지난달 31일 또다시 음주 사건을 일으켜 롯데에서 방출됐다.
정수근은 '신뢰를 얼마나 잃었는지 알았기에 다시 찾아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인생의 전부인 야구를 이제는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자책했다. 야구가 삶 자체였다고 말한 정수근은 '이번 사건으로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 같은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정수근은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절대 잊지 않고 살겠다. 프로야구 관계자와 모든 야구팬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글을 맺었다.
논란 끝에 면죄부를 받았던 '악동' 정수근은 393일 만에 지난달 12일 복귀했지만 결국 또다시 술 때문에 야구계에서 쫓겨났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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