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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올슉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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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올슉업'

입력
2009.09.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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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영의 '채드'는 끈적하고 느끼했다. 그리고 이따금씩 민망했다. 객석은 그의 몸동작에 따라 웃음을 터뜨리고 괴성을 질렀다. 채드는 극 중에서도, 관객들에게도 주목을 한몸에 받아야 하는 역할이라 인지도 높은 그에게 적격이었다. 어찌했든 뮤지컬 '싱글즈'에 이어 두 번째 무대에 오른 손호영은 자신에게 잘 맞는 역할을 골라 무리없이 해냈다.

11일부터 시작된 뮤지컬 '올슉업' 얘기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 24곡을 그대로 사용한 '올슉업'이 달라진 캐스팅으로 2년 5개월 만에 돌아왔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착안한 엇갈린 남녀 간의 사랑을 코믹하게 그리면서 스토리텔링이 약한 주크박스 뮤지컬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극중 채드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생전에 그랬듯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정열적인 청년이다. 사정없이 두 다리를 흔들고 골반을 튕겨대는 자유분방한 그의 몸짓은, 내면에 꿈틀대는 욕망과 격정적인 사랑을 표출하도록 이끈다.

무려 5쌍의 사랑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헷갈릴 틈은 없다. 캐릭터가 원체 분명한데다 배우들도 제 옷 입은 것처럼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특히 마틸다 역을 맡은 박준면과 산드라 역의 구원영의 거리낌없는 코믹 연기에 관객은 폭소했다.

김진우의 채드는 선 굵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손호영에게 아쉬운 성량이나 어색한 대사 전달이 오히려 뛰어나다. 하지만 노래도 연기도 임팩트가 약해 흡인력은 다소 떨어진다.

이는 커튼콜 즈음에 관객들의 반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화환까지 보내며 공연을 기다린 손호영의 팬들이 객석을 메운 탓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인데. 극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어대는 관객들의 환호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번역한 대사가 자연스럽다. 주요 배우들 뒤에서 호흡하는 앙상블들의 몸짓까지 신경 쓴 세심한 연출도 돋보인다.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1588-5212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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