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기록 비공개에 반발해 변호사가 사퇴하는 등 파행을 거듭해온 용산참사 재판에 새 변호인단이 참여하면서 심리가 본궤도에 올라섰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한양석) 심리로 열린 용산 농성자 9명에 대한 공판에서 새로 선임된 김형태 변호사는 공소 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화염병을 던져 화재를 일으키고 시너통을 던졌다는 것이 공소 사실의 핵심인데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시너통을 고의로 던졌다고 볼 수 없어 과실에 해당하는데, 과실을 범한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공범으로 볼 수 없어 무죄"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시너통을 던지고 시너를 뿌린 것은 범죄사실의 구성요소 중 하나이며, 피고인들 모두 화염병을 던져 공범으로 볼 수 있다"면서 "사망한 5명도 공범으로 보고 있으나 사망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특공대 측 채증요원에 대한 증인심문에서도 검찰은 채증된 영상물을 상영하며 증인에게 농성자가 화염병과 시너를 부은 사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반면 변호인은 "비공개된 3,000쪽의 수사기록처럼 영상물에서 경찰에 불리한 부분이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17일 열릴 예정이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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