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2002년 대선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당 사무처 실ㆍ국장들과 가진 상견례에서 "7년 전 일로 여러분에게 고생을 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 일로 나도 정치인생 중에 가장 힘든 세월을 보냈지만 여러분은 더 어렵고 힘들었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말한 '7년 전 일'은 2002년 대선 당시 정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를 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패배한 원인을 제공한 것을 의미한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일종의 구원(舊怨)을 털어버리기 위해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앙금 털기 절차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당내 기반이 약한 정 대표가 당에 착근하기 위한 '당심(黨心) 잡기' 차원으로도 비친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기독인 9월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데 이어 시도당 위원장들과 오찬 모임을 갖는 등 '당심 잡기'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정 대표는 또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의원의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 총재 취임식에 참석, 박근혜 전 대표와 조우하기도 했다. 정 대표와 박 전 대표는 이르면 금주 중에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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