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나선 여성 산악인 오은선(43)씨가 14좌의 마지막 고봉인 안나푸르나(8091m)에 오르기 위해 14일 네팔로 출국했다. 올해 7월 낭가파르밧, 8월 가셔브룸 1봉까지 13개 봉우리를 올라 이제 안나푸르나만 남았다.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지닌 안나푸르나에서 그의 꿈이 찬란한 결실을 맺기를 산악인뿐 아니라 온 국민이 성원하고 있다.
KBS 1TV가 16일 밤 10시 방송하는 특별기획 '오은선, 도전은 계속된다'는 그의 히말라야 등정 과정을 밀착 취재해서 전한다. 그가 이번에 성공한다면 여성 최초의 14좌 완등자가 된다.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이래 그동안 이 힘든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국의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씨를 포함해 남성 산악인 15명뿐이다.
14좌 완등이라는 목표를 놓고 그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는 7월 낭가파르밧에서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오씨는 고씨의 사진을 품고 안나푸르나에 오른다. 두 사람은 안나푸르나에 함께 오르자고 약속했었다.
히말라야 등반은 잘 알려진대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걱정하며 포기를 권할 때마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저와 운명을 같이 하는 친구"라며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산악인 오은선.
그는 40대 여성의 몸으로 무산소 등정, 연속 등반이라는 새로운 등반 방식을 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그는 "산에 오르는 순간 대자연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를 깨닫는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안나푸르나는 10년 전 한국의 또다른 여성 산악인 지현옥씨가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히말라야의 설산이 무섭고도 아름다운 것은 수많은 산악인들의 땀과 꿈, 눈물을 삼킨 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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