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과 한화증권이 같은 날 서로 180도 다른 내용의 향후 증시 전망을 내놓았다.
동양종금증권은 15일 '한국 경제의 빠른 경기회복과 여전히 저평가된 주가를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며 연말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기존 1,690선에서 1,8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내놓은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기간 중 국내 기업의 빠른 재고 조정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신장시키는 기회가 됐다'며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개선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1.25배 내외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 상장종목이 국제 기준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어 상승여력이 그만큼 크다'고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이 낙관론을 편 반면, 한화증권은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한화증권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경기 여건을 종합한 결과, 코스피지수 1,700 이상은 '과잉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4ㆍ4분기 코스피지수가 1,480~1,68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동양종금증권의 전망과는 최소 120, 최대 320포인트 낮은 지수다.
한화증권 비관적 전망의 근거는 유동성 랠리가 끝나고 있으나, 이를 받쳐 줄 실적 호재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쏟아 부은 유동성이 최근 상승 랠리의 원동력"이라며 "유동성 보강이 정체되고 실적 개선속도가 둔화되면 코스피의 상승 랠리도 힘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ㆍ4분기가 실적 모멘텀의 정점이며, 동양종금증권의 주장처럼 '확신에 찬 기대'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팀장은"과거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 후 언제나 한차례 조정이 있어 왔다"며 "현재 장세가 완전한 실적 장세가 아니라면 시장에 다소 경계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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