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어머니께서 투병하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저희 형제들도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암 투병 끝에 고인이 된 어머니의 유지를 받든 삼형제가 "불우한 암 환자를 위해 써 달라"며 서울아산병원에 암기금 5억원을 기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인 최성준(52),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경준(49), 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기준(47)씨 형제가 이 병원에서 투병 끝에 지난 7월 타계한 어머니 고 한명자씨의 이름으로 암 환자 지원기금 5억원을 기탁했다고 15일 밝혔다.
병원측은 "다들 사회의 중진으로 자리잡은 고인의 아들 삼형제가 좋은 뜻을 모은 기금"이라며 "기금의 액수를 떠나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훈훈한 형제간의 우애가 어우러진 기부를 받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형제는 "평소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길 바라셨다"며 고인의 유지를 전한 뒤 "기금 5억원은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재산"이라고 말했다.
삼형제는 이어 "어머니께서 생전에 아산병원에 신세를 많이 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이 병원이라면 어머니의 뜻을 잘 살려 암 환자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산병원은 삼형제의 기부금을 고인의 이름을 따 '한명자 암환자 지원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아산병원은 앞으로 이 지원기금을 통해 병원 내 암 환자 중 진료비 지원 적합자를 선정해 1명 당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병원측은 "아직 구체적인 선정절차는 좀 더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고인과 삼형제 분들의 뜻을 살려 경제적으로 힘든 암환자들에게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병원은 이날 오후6시 병원 암센터에서 삼형제와 가족, 이정신 서울아산병원장, 박성욱 진료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명자 암환자 지원기금'이라고 새겨진 동판을 부착하는 기념식을 열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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