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활어 횟집.' 최인식(56)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이 1982년 3월 25일 전북군산시 금동에 문을 연 군산횟집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충남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수산 업체 대표로 활동하던 그는 사업 경력을 살려 집안 소유 냉동 창고를 횟집으로 개조했다. "'식당 주인'을 한다니까 주변의 반대가 심했죠. 자꾸 그러다 보니 나도 긴가민가하게 되고요. 그런데 찾아오는 손님에게 만족을 드리려 동분서주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다양한 해산물로 구성된 덤 음식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부터는 이게 천직이다 싶었죠."
그러나 군산횟집이 덤 음식으로만 잘 나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활어 자체가 싱싱했다.
"그때만 해도 활어 유통이 전무하던 때예요. 나도 처음 6개월 동안은 기술을 몰라 손님들에게 활어를 드리지 못했지요."
그는 그때 N서울타워에 있는 대형 수족관을 떠올렸다. "수족관 관리 책임자를 몇 날 며칠은 쫓아 다녔을 거예요. 그때 배운 기술로 특수 수족관을 제작해 싱싱한 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어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 식당에 활어를 공급하는 어선에도 설치해 줬죠. 그쪽부터 선도가 관리돼야 우리도 좋은 활어를 드리니까요. 아마 그게 한국에서 활어 유통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최 회장은 서비스, 직원 교육,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른 세세한 분야에서도 오늘날 대한민국 횟집 문화의 원형을 퍼트린 주인공이다. 덕분에 군산횟집에는 국내 횟집 주인은 물론, 일본 횟집 사장들도 견학을 온다.
"횟집하면 흔히 일식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회를 찍어 먹는 고추장 된장 소스와 곁들여 나오는 음식들이 엄연히 한식 아닙니까. 또 우리 조상님들이 일본인들보다 먼저 회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어요. 게다가 저한테 배워 간 한국식 횟집 문화가 일본에도 많이 퍼졌으니 한국 것이라고 자부해도 됩니다."
그는 2008년 11월 출범한 한국외식산업협회의 회장직을 맡아 외식산업진흥법 제정 등을 위해 뛰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란 한국 외식 산업의 세계화와 같은 말입니다. 외식 분야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할 때 비로소 한식 세계화의 길이 열릴 겁니다."
최 회장은 외식 산업에 대해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인간학의 총체적 구현"이라고 정의했다. 외식 산업 최고경영자(CEO)는 한 사람의 손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음식과 서비스, 인테리어, 사용하는 기물까지 인간의 심성에 100% 천착해야 한다는 것.
"한식의 세계화도 마찬가집니다.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팔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입니다."
■ "한식 세계화 지향점은 외식 산업의 고객사랑"
"외식 산업의 휴머니즘이 한식 세계화의 지향점이다."
최인식 회장은 한식 세계화 관련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외식업체 관계자들은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 음식의 정신적 풍성함과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적 가치가 만나 '코리안 푸드 휴머니즘'으로 한식 세계화가 표출된다면 전 세계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식 세계화 장기 비전에 대해 최 회장은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음식을 현지화하면 좋겠지만 이는 추진 주체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웅규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ㆍ백석대 교수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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