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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 윤다훈·박상면·정웅인 9년만에 케이블서 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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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 윤다훈·박상면·정웅인 9년만에 케이블서 뭉쳐

입력
2009.09.1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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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보 운전자 안문숙의 도로연수 요구에 조수석에 앉은 정웅인. 문숙이 차로 변경도, 우회도로로 빠지지도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자 답답한 마음에 웅인은 자신이 직접 운전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안전벨트가 고장 나 풀리지 않고, 휴게소도 들르지 못한 채 서울에서 부산까지 끌려간 웅인은 차 안에서 그만 '실례'를 하며 목 놓아 울기만 한다.

#2. 추석 선물을 사기 위해 상가를 찾은 윤다훈, 박상면. 날이 저물자 셔터 문을 내린 수위 아저씨 때문에 꼼짝없이 상가에 갇혀 명절을 보낸다. 밀려오는 허기, 초췌한 모습에도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춰야 한다며 제수용품 모양이 그려진 종이를 오려 '눈물의 차례상'을 올린다.

9년 전, 시청자의 배꼽을 쏙 빼 놓은 최초의 성인 시트콤 '세 친구'의 숱한 명장면 중 일부다. MBC에서 방송될 당시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 받았던 이들이 케이블채널 tvN '세 남자'로 다시 뭉쳤다. 방송은 7월 18일 1회를 시작해 최근 9회분을 내보냈다. 다음 방송을 위해 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을 11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벽초지 수목원에서 만났다.

이들은 어떻게 9년 만에 의기투합했을까. "'세 친구' 연출을 맡았던 송창의 감독(현 tvN 대표)이 다훈 형, 상면 형과 함께 제 연극을 보러 왔어요. 공연 뒤 맥주 한잔하는데 송 감독이 '다시 한번 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우리 모두 그 자리서 OK했죠."(정웅인) "'세 친구'가 그리웠어요. 그렇게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들은 없었거든요. 서로 눈빛만 보면 뭘 원하고, 내가 뭘 해줘야 하는지 알 정도였으니까."(윤다훈)

케이블에서는 1% 대의 시청률만 나와도 성공인데 '세 남자'는 이미 그 정도의 시청률에 도달했다. 하지만 옛 영광을 생각하면 3%대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당연하지요. 자존심이 있는데."(정웅인). 박상면도 거든다.

"케이블에서 '세 친구' 재방송을 많이 하는데 그것과 '세 남자'를 혼동하는 시청자가 많더라고요. '옛날에 본 걸 뭘 또 보냐'며 채널을 돌리는데도 1% 이상 시청률이 나오네요. 더 올라가겠지요."

촬영장 분위기, 주변 반응도 좋다. '찰떡 호흡'을 유난히 강조한 윤다훈은 "촬영이 너무 재미있다"며 "김수현 작가(윤다훈은 그를 '선생님'으로 불렀다)가 '세 명의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고 말했다.

"KBS 프로'해피투게더'에서 '세 남자' 이야기를 하던 도중 '연극 공연을 한다'고 잠깐 말했더니 '어디서 공연하냐'며 물어보는 글이 검색 창에 많이 떴습니다. '세 남자' 덕분에 연극 공연이 매진됐으니 감사할 뿐이죠."(정웅인). 정웅인은 MBC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동생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유독 힘들어 하던 박상면은 복대를 차고 있었다. "최근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어요. 조금만 움직여도 온 몸이 아프네요. 의사 선생님이 3개월 동안은 조심하라고 했는데, 어디 그렇게만 할 수 있나요. 옛 멤버들이 다시 만났는데." 박상면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의 막바지 촬영 등으로 1주일째 잠을 못 잤다고 했다.

다들 다시 뭉쳤기에 욕심이 난다. 우선 16부로 10월말까지 시즌1을 마치고 시즌2, 3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새롭게 시작한 '세 남자'를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박상면) "시트콤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윤다훈) "시청률 5, 6%대까지 꼭 간다."(정웅인)

정웅인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강부자, 남편 박상면을 못 살게 구는 우희진 등 색깔 있는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세 친구'에 이어 '세 남자'의 연출을 맡은 정환석 PD는 "'세 친구'에서 함께 했던 목연희, 한설희 작가가 있어 힘이 난다"며 "30대, 40대, 50대 남성은 물론 전가족이 생활 속에서 공감하는 소재를 리얼하게 그리는 시트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철부지 총각에서 철없는 아저씨로 돌아온 윤다훈, 박상면, 정웅인 '세 남자'의 코믹연기가 시청자들을 금요일 밤 12시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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