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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 고위층들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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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 고위층들 방치

입력
2009.09.1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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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들이 해외공무 출장으로 적립된 항공마일리지를 다음 출장시 우선 활용토록 한 정부 지침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ㆍ차관을 비롯해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이 마일리지를 활용한 것은 총 5.9%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총리실, 정부 부·처·청 등 38개 기관을 대상을 조사해 14일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 8월까지 공무 출장으로 7만 마일이 넘게 적립한 국장급 이상 56명 중 75%인 42명이 마일리지를 전혀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7만 마일이면 인천~뉴욕을 왕복할 수 있어 현금으로 환산하면 190만원에 달한다.

마일리지 활용이 '0'인 고위공직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53만3,022마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40만4,953마일, 권종락 외교부1차관 21만7,190마일 등 외교부가 전체 42명 중 20명(48%)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17만8,013마일) 방통위 이병기 상임위원(12만3,827마일) 장수만 국방부차관(11만9,479마일) 김대식 민주평통 사무처장(9만9,919마일) 김영학 지식경제부2차관(9만8,839마일) 이만의 환경부장관(7만2,587마일) 등도 적립한 마일리지를 그대로 방치했다.

정부 국장급 이상의 마일리지 활용률은 5.9%에 불과하다. 한승수 총리, 권태신 총리실장,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아예 적립 마일리지를 신고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공무원의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린 데 이어 올 5월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정, 행정안전부의 'e-사람'시스템에 공무출장에 따른 마일리지를 전산 입력해 관리하고 항공권 구입시 이를 먼저 사용토록 했다.

하지만 처벌조항이 없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다수 공무원들이 기피하고 있다. 마일리지는 개인 소유가 원칙이기 때문에 공무원이 퇴직 후 사적으로 사용해도 규제할 근거가 없다.

그 결과 'e-사람' 시스템에 누적된 정부 전체의 항공마일리지는 1억7,633만 마일, 금액으로는 47억원에 달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실제 집행된 국외여비를 기준으로 할 때 이보다 5배가 많은 8억8,568만 마일(240억원 상당)이 적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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