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4일 박희태 전 대표를 10ㆍ28 경남 양산 재선거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 이에 따라 양산에선 민주당이 친노인사를 공천할 경우 전ㆍ현 정권의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양산의 경우 지난주에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뒤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박희태 전 대표와 김양수 전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 있었지만 당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 전 대표를 공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후보 결정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이 박 전 대표의 대리면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공심위는 김 전 의원의 공개비판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그간 공심위의 공정성을 문제삼았던 김 전 의원측은 박 전 대표의 공천 확정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탈당에 이은 무소속 출마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박 대표 공천에 대해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을 과거지향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수도권 초선의원)는 비판도 나온다.
공심위는 강원 강릉 재선거의 경우 심재엽ㆍ권성동 예비후보 2명으로 압축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최종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장 사무총장은 "두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은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와 이미 참여한 여론조사기관 2곳을 제외한 곳 중에서 두 후보자가 직접 추첨을 통해 선정키로 했다"며 "단 0.1%라도 앞선 후보자를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결정은 당내 친이ㆍ친박 구도와 무관치 않다. 친이계인 권 후보측과 친박계인 심 후보측 모두 최종 결정과정에 승복토록 함으로써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경기 안산 상록을 지역과 관련, 장 사무총장은 "1, 2위간 격차가 매우 높게 나왔다"며 "하지만 야당이 수도권 공천에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어 여론조사 결과를 중시하되 야당의 공천 상황을 봐가며 추후 2차에 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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