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친이ㆍ친박 구도를 뛰어넘는 제3세력화가 가능할까. 당내 중도개혁 그룹이 14일 토론회를 열어 '중도실용과 정치개혁'을 강조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 중도개혁 그룹으로는 정두언 의원 등 친이직계 7인 성명파,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남경필 원희룡 권영세 의원 등 원조 소장개혁파 그룹 등이 있다. 이들은 그간 당정청 소통과 당 운영의 민주화, 중도실용 노선을 통한 지지기반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당 안팎에선 중도실용 노선에 기반한 이명박 대통령의 민생행보 강화가 이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당이 사실상 친이ㆍ친박으로 고착화한 상황에서 "계파를 넘어 정책과 노선에 기반한 세력화가 필요하다"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주장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론회에선 이들에게 힘을 싣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선진국 중도그룹의 성공사례를 상세히 설명했고, 장정수 미래사회연구원장은 "여당의 주요 포스트에 중도인사가 포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의원 50여명,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김태호 경남지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아직은 이들 사이에서도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감케 하는 대목도 있었다. 남경필 의원은 "중도정치의 핵심은 소통ㆍ서민ㆍ중산층이 돼야 한다"며 국정기조의 근본적 변화를 강조했다.
반면 정두언 의원은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 40~50대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전술적 변화에 무게를 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친이직계 강경파인 김용태 의원이 "다수당은 51%만 승리하고 소수당에 49%를 주는 51대 49의 싸움으로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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