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ㆍ재판 원칙이 강조되면서 해가 갈수록 불구속 재판이 대세로 굳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14일 대법원의 '200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심 법원에 접수된 27만 4,955건의 형사사건 중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사람은 3만 9,693명으로, 구속재판의 비율이 14.4%에 그쳤다.
1999년 48.6%로 절반에 육박했던 구속재판 비율은 2003년 37.7%, 2005년 26.2%에 이어 2007년 16.9%를 기록하며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도 줄고 있다. 2004년 10만 693건이던 구속영장 청구 건수는 2005년 7만 4,613건, 2006년 6만 2,610건, 2007년 5만 9,109건, 2008년 5만 6,845건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법원의 영장 심사가 갈수록 깐깐해지면서 구속영장 발부율도 2004년 85.3%에서 지난해 75.5%로 하락했다.
구속재판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청구 건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5만 3,425건이던 청구 건수는 2007년 7만 4,667건으로 늘더니 지난해는 10만 480건에 달했다.
지난해 증가율(34.6%)은 2002년 40.1% 이후 가장 높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내사ㆍ수사활동이 매우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대신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율은 91%로 역대 최저 비율을 기록했다.
메일이나 실시간 로그 기록 등을 볼 수 있는 통신제한조치허가서는 지난해 323건이 발부돼 2007년 333건에 비해 소폭 줄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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