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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마산창신대 교수 '디카 시' 알리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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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마산창신대 교수 '디카 시' 알리기 앞장

입력
2009.09.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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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시(詩)를 아십니까."

'디지털 카메라'와 '시'의 합성어인 '디카 시'란 새로운 문학장르를 선보인 마산창신대 이상옥(52) 문예창작과 교수는 "자연과 풍경, 삶을 찍는 것이 바로 시를 쓰는 것"이라고'디카 시'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04년 9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보고 떠오른 생각을 시로 담은 '고성 가도(固城 街道)'란 최초의 디카 시집을 낸 뒤, 매년 두 차례씩 전문지 '디카 詩'를 내며 디카 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승용차를 몰고 다니면서 도로변 풍경과 산책길 풍경, 캠퍼스 풍경을 디지털카메라에 찍은 사진 50여 장을 보고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한 뒤 사진과 함께 묶어 발간한 것이 디카 시의 첫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또"옛날보다 시와 별로 친근하지 않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텍스트 위주의 시에서 벗어나 이미지를 결합해 보자는 계산도 내심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도는 적중했다.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카메라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찍은 이미지를 보고 느낀 점을 글로 옮기기 때문에 일반 시보다 대체로 짧으면서도 디지털 세대의 감각이 잘 실리게 됐다.

자신감을 얻은 이씨는 2004년 첫 시집 발간 이후 전문지 '디카 詩'를 발간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디카 시 페스티벌'을 열어 학생들이 종이와 펜 대신 디지털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로 고성군의 풍경을 찍고 시를 지은 뒤 지정된 전자우편으로 전송해 입상자를 뽑는 새로운 문학실험을 진행 중이다.

또 지난 7~8월 두 달간 서울 한강 선유도 생태공원에서 '시의 섬 선유도'란 행사를 열어 서울 시민들에게 디카 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계간 '21세기 문학' 가을호에도 '디카 시의 출현과 확산, 그 의미'란 제목으로 평론이 실렸고, '신생'이란 잡지는 쟁점평론으로 디카 시 출현에 대해 다루는 등 기성 문단도 디카 시 붐을 조명하고 있다.

디카 시를 더욱 체계화하고 이론화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씨는 "디카 시는 시가 잘 읽혀지지 않는 시대에 시가 대중과 만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문자로 된 시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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