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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소맥… 막소사… 그리고 R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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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소맥… 막소사… 그리고 RTD

입력
2009.09.1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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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는 제정 러시아때 시베리아로 유형간 벌목 노동자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맥주와 보드카를 섞어 마신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각 나라마다 형식과 내용은 다르지만 술을 섞어 마시는 방법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나라만큼 폭탄주를 많이 마시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제조방법도 다양하고, 섞이는 내용물도 천차만별입니다.

폭탄주는 술문화의 유행을 그대로 좇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을 때는 뇌관으로 들어가는 위스키의 양이 많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은 절반만 넣어도 손사래를 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저도주 선호현상이 높아진 것도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맥주와 위스키 배합이 주를 이루던 폭탄주가 요즘 들어 맥주, 소주로 변화하는 것도 순한 술을 찾는 경향과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막걸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막걸리 소주 사이다를 섞는'막소사'라는 폭탄주가 유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폭탄주 문화에 도전장을 던진 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RTD(Ready to Drink)라고 불리는 것으로, 일종의 혼합주류입니다. 보드카에 레몬향을 가미하고, 토닉워터나 진저에일을 탄 뒤 탄산을 섞는 것으로, 도수가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에는 'KGB'와 '후치'가 몇 해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고, 디아지오는 1초에 25병이나 팔린다는 RTD의 대명사격인 '스미노프 아이스'를 출시했습니다. 맥캘란은 과일향을 첨가한 이탈리아의 RTD '캄파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RTD술을 표방하는 전통주도 등장했습니다. 배상면주가에서 국내 최초로 복분자술에 탄산을 혼합한 '빙탄복'을 선보였습니다.

RTD가 주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미미합니다. 하지만 술문화는 늘 유행을 타는 법. 술자리 때 마다 섞어 마시는 것이 귀찮다면, 미리 배합된 RTD를 찾는 소비자들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일일이 타서 마시는 커피가 귀찮아 커피믹스가 인기를 얻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쯤 되면 국내 최대의 주류회사 하이트진로가 처음부터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를 섞은 새로운 소맥 RTD를 내놓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창만 산업부차장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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