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1년, 기업과 국민의 경기 체감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600대 기업과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경제상황 등에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경우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응답이 63.0%로 가장 컸다. 그러나 일반 응답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나 침체 속도가 완화하고 있다'는 대답이 46.4%로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응답(25.9%)보다 더 컸다. 특히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기업은 0.8%에 불과한 반면 일반인은 17.5%나 됐다.
앞으로 경기회복 패턴에 대해선 기업(72.6%)과 일반 응답자(49.4%) 모두 'U자형 또는 L자형으로, 회복 속도가 완만하거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비율은 일반 응답자(17.2%)가 기업(9.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 기업이나 국민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업은 '정치권'(53.8%)과 '노조'(26.1%) 순으로, 일반 응답자는 '정치권'(30.9%)과 '정부'(23.1%) 순으로 위기극복 과정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금융위기 대응 정책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기업의 경우 34.0%가 '긍정적', 18.0%가 '부정적'으로 점수를 준 반면 일반 응답자는 24.4%가 '부정적', 21.6%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었던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 조기집행'(40.1%), '저금리 유지'(23.5%), '유동성 공급 확대'(20.2%) 순으로 꼽았으나 일반 응답자는 '저금리 유지'(20.6%)를 첫째로 들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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