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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의 그늘' 스크린 속으로/ 자본주의 비판·종말론적 작품 대거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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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의 그늘' 스크린 속으로/ 자본주의 비판·종말론적 작품 대거 선보여

입력
2009.09.1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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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토론토영화제가 보여주는 영화 중엔 세계적 명감독과 유명 배우가 호흡을 맞춘 최신작이 적지 않다. 조엘ㆍ에단 코엔 형제의 '심각한 남자'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인포먼트', 배우 드류 배리모어의 감독 데뷔작 '위프 잇'등이 세계 첫 상영된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그늘을 다룬 작품도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인간성의 종언을 묵시록적으로 다룬 많은 작품이 상영목록에 올라있다. 카메론 배일리 공동 집행위원장은 "경제위기가 이번 영화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며 "종말론적 전망을 다룬 영화가 그 어느 때보다 많다"고 밝혔다.

암울한 분위기를 다룬 대표적인 작품은 지구 멸망 이후의 처참한 세계를 그린 '더 로드'로, 코맥 맥카시의 퓰리처상 수상작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조지 클루니가 주연한 '업 인 디 에어'는 해고를 업으로 삼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인포먼트'는 내부 고발자를 다루었다.

미국의 독설가 마이클 무어 감독은 자본주의의 허점을 통렬하게 고발한 다큐멘터리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를 들고 토론토를 찾았다. 크리스 스미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붕괴'는 미국 월가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금융 위기를 예측했던 기자의 모습을 담았다.

배일리 위원장은 "이들 영화는 주식회사 미국의 썩은 내면을 바라본다"며 "시장이 어떻게 인간관계에 침투해 악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불황의 어둠이 이번 영화제의 호화판 파티와 이벤트의 축소를 불렀으나 분위기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신종플루의 한기도 영화제 열기를 식히진 못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토론토를 찾은 국내 영화수입사 누리픽처스의 이용호 대표는 "작품들의 질적인 면이나 분위기 등에 있어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토영화제가 아카데미영화상 후보에 오를 작품을 광고해주는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토론토=글·사진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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