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고 전문학원으로 알려진 하늘교육이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열면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입시에서 특목고 출신이 유리한 전형 인원이 전체 모집 인원의 63% 정도 된다"는 엉터리 정보를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 등은 "명백히 왜곡된 정보로 고소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발끈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하늘교육 측은 11일 서울 목동 직영센터에서 연'2010 특목고 지원 전략 입시설명회'에서 "특목고 출신이 SKY대 지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근거없는 말들을 쏟아 냈다.
이 학원 관계자는 "2010학년도 SKY대 전형 중 특목고 출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SKY대 합격 정원의 60% 이상이 특목고생에게 유리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 측은 한술 더 떠 특목고 출신이 유리한 전형과 모집 인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대담함'도 보여줬다. 서울대의 경우 수학 또는 과학분야에서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 연세대는 조기졸업자ㆍ글로벌리더ㆍ언더우드 국제대학 전형, 고려대는 세계선도인도ㆍ과학영재ㆍ국제학부 전형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런 전형을 통해 뽑는 인원이 3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62.5%나 된다고 주장했다.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학부모들은 이 같은 학원 측 설명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였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이모(41)씨는 "특목고를 보내기 위해 당장이라도 학원등록 등 진학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늘교육 측의 SKY대 관련 부분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원 주장처럼 특목고 출신이 유리한 전형은 있을 수 없으며, SKY대를 끌어들여 학원 홍보에 이용했다는 게 해당 대학 측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대의 경우 2009학년도 전형에서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전체 합격자의 18.3%(외고 8%, 과학고 10.3%)에 불과했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최근 입시 때마다 특목고 전문 학원들이 잘못된 정보들을 내놓으면서 학부모들을 속이고 있다"며 "합격생 현황은 학교 홈페이지만 제대로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측은 "고소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대 입학관리처 관계자는 "학원에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이 한둘이 아니다"며 "학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학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집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사설 학원들의 거짓 홍보가 도를 넘어서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입시컨설턴트는 "입학사정관제가 특목고 출신에게 합격의 기회를 더 준다거나,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우수생을 겨냥한 전형을 두고 특목고 출신이 유리하다는 식으로 떠드는 사설 학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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