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경찰의 폭행으로 쓰러져 병원에 후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7일 오전 0시24분께 이 경찰서 1층 현관에서 청각장애 2급인 박모(67ㆍ노원구 중계동)씨가 강모(38)경장이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아 쓰러진 뒤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경장은 술에 취해 몸을 잘 가누지 못하던 박씨를 부축해 현관 밖으로 내보내려 했고, 박씨는 두 차례 넘어진 뒤 경찰서 안쪽으로 들어가려 하며 강 경장을 폭행하려고 하자 강 경장이 박씨의 안면을 한 차례 가격했다.
박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공사장 펜스에 기대어 앉아있다가 0시49분께 구급차로 국립의료원에 후송됐으나 뇌출혈(급성경막하출혈증)로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날 오전 0시15분 한 택시기사에 의해 "말을 못하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경찰에 인계됐으나, 강 경장이 박씨를 경찰서 밖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미끄러져 실랑이를 벌이다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병원 관계자는 "후두부에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멍이 들어 뇌출혈로 수술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15년 전 같은 병원에서 '만성경막하출혈증'으로 수술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7일이 지난 뒤에야 사건 경위를 밝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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