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한번으로 족하다. 나는 사과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상ㆍ하원 연설 때"거짓말" 고함 소동을 벌인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이 민주당 지도부의 의회에서의 공개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윌슨 의원의 사과 표명 여부가 또 하나의 정치적 논쟁거리가 된 것이다.
윌슨 의원은 13일 폭스뉴스에 출연, "대통령에게 사과했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는다"며 "다시 현안에 대한 토론을 할 때"라고 반박했다.
윌슨 의원은 9일 오바마의 연설이 끝난 직후 고함 소동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그날 밤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표명했고,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하원 본회의장에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거부할 경우엔 윌슨 의원에 대한 비난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경고, 정치쟁점화했다. 민주당은 사과 거부에 따라 이르면 15일 중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윌슨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나의 태도는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나는 진실을 믿는다. 내가 들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건보개혁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윌슨 의원이 건보개혁 내용 중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불법이민자들에게는 건보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인데 공화당은 실제 불법이민자를 걸러낼 수 있는 신분확인 절차가 확립돼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공화당은 윌슨 의원의 고함은 "잘못된 시기와 장소"에서 나왔다면서도 "그가 우려한 것은 정당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의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비난도 뜨겁지만 건보개혁 반대자들 사이에 윌슨 의원이 '스타'가 될 조짐도엿보인다.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대규모 건보개혁 반대시위 때 윌슨 의원이 외쳤던 고함 "거짓말"이 시위 구호로 등장했고 건보개혁 반대자들이 그에게 낸 기부금도 1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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