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없는 부부의 이혼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전체 이혼의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황혼이혼과 신혼이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11만5,873쌍의 부부 중 45.7%(5만2,911건)가 자녀가 없는 부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자녀 부부의 이혼 비중은 2004년 33.7%(4만6,394건)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이혼 건수가 2004년(13만8,986건) 이후 5년째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어서 자녀가 결혼생활 유지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꾸준히 줄고는 있으나, 전체 이혼부부 가운데 한 자녀를 둔 부부(24.6%)보다 두 자녀를 둔 부부(25.7%)의 비중이 높았고, 세 자녀 이상인 부부(4.0%)의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법원 관계자는 "세 자녀 이상 가정의 경우 일정한 경제적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고, 두 자녀 가정은 한 자녀 가정보다 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게 변수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동거기간별로 보면 결혼생활 5년 미만인 신혼이혼과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은 기존의 추세대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혼이혼은 지난해에도 3만3,114건(28.4%)을 차지해 여전히 동거기간별 이혼 구성비에서 1위를 고수했다. 황혼이혼 역시 지난해 2만6,942쌍(23.1%)으로 5년 만에 처음 2위에 올라서 사회현상으로 자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혼사유로는 여전히 성격차이와 경제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이 48.6%(5만5,649건), 경제문제가 14.5%(1만6,565건), 배우자 부정이 8.2%(9,430건), 가족간 불화가 7.8%(8,977건) 순으로 집계됐다. 학력별로는 남녀 모두 고졸이 각각 51.2%와 54.6%를, 대졸은 각각 25.4%와 19.9%를 차지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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