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아이버슨(34)과 트레이시 맥그레이디(30)는 한때 코비 브라이언트(31)와 함께 '포스트 조던'의 기수로 꼽혔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46)이 2003년 코트를 떠나자 팬들은 새로운 영웅을 찾았고, '슛도사' 3인방에 쏠리는 시선은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3인방의 현주소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LA 레이커스의 브라이언트가 2006년부터 2년 연속 득점왕에 이어 지난 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상과 결승전 MVP를 석권하는 동안 아이버슨과 맥그레이디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아이버슨은 11일(한국시간)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연봉 추정치는 350만달러(약 42억7,000만원). 2,000만달러가 넘는 지난 시즌 연봉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더구나 새 소속팀 멤피스는 챔피언 경력은커녕 지구 우승도 없는 우울한 팀. 아이버슨은 "신이 내린 기회다. 신인의 자세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부활 여부는 미지수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시절(1996~2006년) 득점왕 4차례, 2001년 정규시즌 MVP 등 화려한 경력을 뽐낸 '디 앤서' 아이버슨은 2006년 말 덴버 너기츠로 트레이드됐다. 3시즌 연속 30점을 넘던 평균득점이 새 팀에선 20점대로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시절 홀로 받던 스포트라이트는 프랜차이즈 스타 카멜로 앤서니와 양분해야 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옮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선 평균득점이 17.4점까지 추락했다. 허리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도 밟지 못했다. 세월의 무게에 폭발적인 플레이가 줄어든 데다 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 사이에서 포지션 '방황'에 빠진 아이버슨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환영 받지 못했다.
종료 직전 폭풍 득점으로 이름난 '티맥 타임'의 주인공 트레이시 맥그레이디(휴스턴 로키츠) 역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한 맥그레이디는 무릎 수술에 이어 어깨 수술까지 받은 상태다. 맥그레이디의 치명적 단점은 잦은 부상. 끊이지 않는 트레이드설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득점왕 2차례, 올스타 선정 7차례 경력에다 NBA 최고 연봉자(2,300만달러)인 맥그레이디는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15.6점을 넣는 데 그쳤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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