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매매 목적이라면 증권사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은 수수료지만, 투자상담이나 자산위탁 등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라면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모든 증권사가 '정성을 다해 고객 자산을 불려 드리겠다'고 다짐하지만 고객에게 투자자산의 위험을 설명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위탁자산의 일임매매 등으로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원의 근속년수, 임직원이 받는 연봉, 고객과의 분쟁에 따른 법정 소송 여부 등이 거래 증권회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근속년수ㆍ직원연봉
같은 금융업종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이나 보험에 비해 직원들의 이직이 훨씬 빈번하다. 또 성과급 시스템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 같은 직급이나 연령이라도 월급 통장에 찍히는 돈이 10배 이상 차이 난다.
주요 17개 증권사가 최근 공개한 '사업보고서'(2008년 4월~2009년 3월)에 따르면 평균 근속년수가 회사에 따라 최고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신한금융투자(9.9년), 현대(9.6년), 한국투자증권(9.4년)은 상당수 직원이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2.9년), 키움(2.9년), HMC증권(4.2년) 등은 평균 근속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했다.
직원 연봉도 회사별로 차이가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직원 1인당 1억885만원을 지급한 반면, 교보증권은 같은 기간 1인당 5,11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임원 연봉도 천차만별이다. 삼성증권은 1인당 평균 13억원(등기임원 기준)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두번째로 많은 HMC증권(5억2,400만원)보다 두 배나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근속년수가 오랜 직원은 일반적으로 고객들에게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권유를 자제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원의 연봉 수준이 높다는 것은 해당 증권사가 중개 수수료 수입보다는 위탁 운용이나 투자은행(IB) 업무 등 수입원이 다각화되어 있다는 것을 방증"라고 덧붙였다.
소송ㆍ제재건수
특정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자금을 얼마나 성실하게 관리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는 투자관련 소송내역과 금융 감독 당국으로 받은 제재 건수와 내용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7개 증권사 가운데 소송 규모가 큰 곳은 대우(4,317억원), 동양종합금융증권(총 38건ㆍ1,010억원) 등이다. 현대(983억원), 우리투자증권(306억원)도 진행중인 송사 규모가 큰 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대형 소송사건은 개인 투자자와는 관계 없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것인 만큼, 성급한 일반화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증권사 직원이 작전에 가담했거나, 고객 자산 일임매매 등으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경우(2005년 이후 기준)도 회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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