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12, 13일 국회 의원회관에는 밤늦도록 불이 켜진 방들이 많았다. 14일부터 시작되는 인사청문회 때문이다. 특히 인사청문회에서 창을 들고 공격하게 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방이 대다수였다. 일부 보좌관은 아예 의원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실이 바쁜 이유는 따로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등으로 두 차례의 국상을 치렀고,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으로 여름 내내 장외에서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보좌관들은 "피곤하지만 의사일정으로 쉴 짬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22일까지 인사청문회를 마치면 10월 5일부터 국정감사에 돌입하는 빡빡한 일정 탓이다. 그 사이 추석 연휴는 보좌관들에겐 언감생심이다.
더욱이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는 '야당을 위한 무대'라 불릴 만큼 야당 입장에선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국민들로부터 장외에서 투쟁하느라 의정활동을 소홀히 했다는 말을 들을 순 없지 않겠느냐"는 한 보좌관의 말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았다.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인 정운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위원회에 소속된 의원실은 일손이 달릴 정도였다. 민주당 국무총리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 간사인 백원우 의원실의 문에는 '당분간 기자들은 출입을 삼가길 바란다'는 글이 붙어 있다. TF에 소속된 당직자들이 함께 의원실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자료 유출을 막기 위해 미리 양해를 구한 것이다.
불야성을 이룬 의원회관이 정기국회의 본격적 시작을 알리는 듯 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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