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대내외적으로 서두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핵개발 관련 강공책을 펴는 동시에 북미 대화 의사를 피력했다. 남한에는 대화 의사를 타진해놓고 임진강 무단 방류 같은 돌발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혼재된 신호가 계속되는 것이다. 미국이 11일(현지시간) '북미 직접대화 수용'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북한의 선택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은 4일 발표한 유엔 주재 상임대표 명의 서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당시 우라늄 농축 시험 성공, 추출 플라토늄 무기화 등을 주장, 긴장을 고조시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대화에도, 제재에도 다 대처할 수 있게 준비돼 있다"고 대화 의사를 피력했었다.
특히 '세계의 비핵화' 문구를 처음으로 언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핵 없는 세상 건설'에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희망한다는 간접 표현으로 읽혔다.
이미 8월 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불러 여기자 2명을 석방하는 과정부터 북한의 대화 의지는 확인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직후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평양으로 초청했다.
북미 양자대화 물꼬를 터 큰 틀의 북미관계 개선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미국이 향후 2주 내에 양자대화 입장을 결정한다면 북한도 그 자리를 마다할 리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9월은 중요한 시기이다. 지난 4월20일부터 시작한 북한의 150일 전투는 17일 종료된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천명한 북한 입장에서는 150일 전투 기간 경제 회생을 위해 각 사업 분야의 동력을 가동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내부 자원 부족 때문에 150일 전투의 성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150일 전투 결과를 김 위원장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김정운의 성과로 선전하려던 뜻이 어긋나게 됐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100일 전투가 다시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후계 구도 논의가 중단됐다는 설까지 제기됐다.
정보 소식통은 "150일 전투는 안정된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외부 지원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고, 결국 미국과의 대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관심이다. 최근 임진강 황강댐 방류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지만, 11일 개성공단 임금의 대폭 인상 요구를 철회하는 등 북한의 대화 의지도 엿보인다.
9월 말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예정돼 있다. 때문에 북미관계 급진전에 맞춰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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