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제회복을 이끌 가장 크고 유망한 시장으로 '여성'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경제위기 이후 가장 크게 성장할 시장은 '여성들의 지갑'으로, 향후 5년간 전세계 여성들 소득증가 규모가 5조달러(약 6,1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현재 전세계에서 경제성장이 가장 빠른 중국과 인도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라고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가 12일 보도했다.
전세계 남성들의 소득총액은 23조4,000억달러로, 여성들의 10조5,00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여성 취업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동시에 남녀 소득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침체의 충격이 남성우위의 제조업과 금융분야에 집중되면서 여성들의 상대적 약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기간 대량해고 대상의 80%가 남성에 집중됐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여성들의 소득 증가율이 8.1%를 기록해, 5.8%에 머문 남성을 앞질렀다. 수십년간 진행된 세계화로 인한 언론매체 보급확대, 여성교육 기회증가 등으로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된 것이 사회진출과 소득증가가 지속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요기업 핵심직에서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마이클 J 실버스타인 BCG 사장은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같은 도시의 25~30세 젊은 엘리트들을 보면 이미 여성의 숫자가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며 "10년 후 경제전문지 포춘의 '500대 최고경영자(CEO)'중 여성의 비율은 현재 38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여성 소득의 증가는 여성들의 구매 결정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BCG의 연구에 따르면 연간 전세계 소비 18조4,000억달러 중 여성이 구매를 결정하는 규모가 12조달러로 남성의 구매 결정액수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공개한 '여자지갑의 파워'라는 보고서에서 여성의 소비양식이 향후 소비자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여성의 소비양식은 경제위기 이후 전세계 경제가 요구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 야신 폴 상임경제고문은 "연구결과 여성의 소비양식은 남성에 비해 건강과 교육 등 웰빙 분야 지출비중과 저축률이 높은 반면 위험한 재테크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향후 기업들이 술이나 담배 같은 남성 기호품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내구재ㆍ식품ㆍ건강상품ㆍ육아용품 등 여성이 중시하는 상품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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