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건국 60주년 기념일(국경절ㆍ10월1일)을 앞두고 대외 3대 악재가 겹쳐 고민에 휩싸였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불거졌고 달라이 라마의 중국ㆍ인도 간 국경지역 방문이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가 하면 동중국해 대륙붕을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자칫 국경절 잔치 분위기를 저해할 수도 있어 현재로선 물밑 대응에 치중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3대 악재는 국경절 이후에도 계속 중국을 괴롭힐 것으로 보여 중국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불붙는 미중 무역분쟁
중국은 12일 미국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과 관련, “극명한 보호무역주의”라고 반발하며 이에 상응하는 대응조치에 착수했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 다시 촉발된 것이다. 미국은 중국산 타이어 수입제한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승용차와 경트럭용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25~3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미측 보복관세는 4월 주요 20개국(G20) 런던회의에서의 약속을 어긴 명백한 보호무역주의”라며 “이번 조치는 국가간 연쇄 보호무역 대응조치를 초래해 세계 경제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카드 등 보복 수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미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와 닭고기에 보조금을 지급해 반덤핑ㆍ반보조금 규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해 보복조치가 본격화했음을 시사했다.
달라이 라마 분쟁지 방문으로 중ㆍ인 갈등고조
중국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11월 중국과 인도 간 국경분쟁지역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의 타왕을 방문하려는 계획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타왕은 인도와 부탄, 티베트 사이에 있으며 행정구역상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 속해 있으나, 중국은 이곳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 분쟁 지역을 달라이 라마가 방문할 경우 인도 주장을 지지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면 강경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달라이 라마의 타왕 방문은 그 세력이 중국을 분열시키고 있음을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타왕 방문을 제지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 대륙붕 놓고 중일 신경전
동중국해 대륙붕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은 유엔대륙붕한계위원회(CLCS)가 12일 일본이 제기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설정계획을 심사하기 시작함으로써 다시 뜨거워졌다. 일본은 만조 때 바위 2개만 남는 남태평양의 한 섬을 도쿄도 부속도서라며 이를 기점으로 EEZ을 설정하겠다고 지난해 11월 CLCS에 신청했고 중국은 “해양법 조약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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