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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국민연금이사장 돌연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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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국민연금이사장 돌연 사퇴

입력
2009.09.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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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년 9개월의 잔여임기를 남겨놓고 11일 전격 사퇴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날 "박 이사장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금융위기 이후 기금운용이 정상적 궤도에 올라선 만큼 재충전의 기회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박 이사장의 사퇴는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손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데 대한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의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 투자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었던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 상당'징계를 내렸다.

또 황 회장에 이어 우리은행장을 역임한 박 이사장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적 연금의 수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한 관계자는 "충남 금산 출신인 박 이사장이 측근들에게 '지방선거에 관심이 많다'고 말해왔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 시기를 모색해오다 이번에 사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핵심당국과의 교감 하에 사퇴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황 회장이 받은'직무정지'처분은 연임은 물론 다른 금융회사 임원에 선임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주의적 경고'는 경징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LG카드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부실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6월 금융권 출신으로 첫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공격적 주식운용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과정에서 수익률 관리를 무난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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