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박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영업용 택시기사 55명 등 145명을 입건하고 이중 택시기사 정모(50)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2003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강북구, 노원구 등지에서 자기들끼리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들이받는 등의 수법으로 140차례에 걸쳐 보험금 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노름판, 사설 경마장 등에서 쓸 돈을 마련하려고 4, 5명씩 조를 짜서 폐차, 렌터카, 대포차 등을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으로 동원해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들은 1인당 100만~120만원인 보험금을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가족, 친척, 지인 등을 피해 차량 승객으로 끌어들였다.
문모(54)씨는 2006년 8월 당시 고교생이었던 딸을 피해 차량에 태우는 등 2년 동안 네 차례 걸쳐 자녀들을 동원했다. 택시기사를 상대로 자기 집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던 김모(44ㆍ여)씨 등은 기사들에게 1인당 5만원의 소개비를 받고 승객을 모집해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낮엔 노름방이나 스크린 경마장, 밤엔 불법 성인오락실 앞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는 장면이 자주 발견된다"며 "입건자 중엔 한 달 동안 사납금만 내고 영업시간 내내 도박을 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택시기사들과 짜고 보험사 제출용 진료 기록을 허위로 발급한 병원 관계자 4명을 입건하는 한편, 같은 수법의 보험 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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