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국에 가서 씨름을 배우고 싶다."
노랑머리 씨름선수인 발레릴 코마르(20ㆍ우크라이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리투아니아 샤울라이 샤울라이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세계씨름선수권 1회전을 마친 뒤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코마르는 이날 40개국 100여명이 참가한 대회 90kg미만급 1회전에서 안드레오스(오스트리아)를 2-0으로 가볍게 이겼다. 특히 코마르는 들배지기와 밀어치기로 각각 상대를 제압하는 등 완벽한 씨름 기술을 선보여 세계씨름연맹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인 코마르는 지난 5월 유도에서 씨름에 입문한 뒤 놀라운 발전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5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유럽씨름선수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압하고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처음으로 출전하는 대회에서 챔피언이 된 코마르는 "씨름을 봤을 때 이해하기가 쉬웠다"며 "손 기술은 힘들지만 다리 기술은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목표인 그는 "씨름의 종주국인 한국으로 가서 씨름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 씨름은 규칙이 간단해 처음에는 쉬울 수 있지만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만약 손 기술까지 터득한다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며 한국에 오고 싶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씨름인구가 점차 늘어나 정식선수만 50명에 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 각 대륙에서 씨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샅바를 메고 인사를 하는 등 규칙에 대해서는 아직 서툰 모습이었지만 열정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또 각국의 코치들이 직접 샅바를 메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장면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처음으로 씨름을 접한다는 톨드 애나 카사리나(여ㆍ오스트리아)는 "씨름은 엄청난 근육양을 요구하는 운동 같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씨름을 연마한 뒤에는 씨름의 매력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
남자 두 체급(90kg급, 90kg급 이상)과 여자 한 체급(90kg급)의 챔피언은 12일 가려지게 된다.
샤울라이(리투아니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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