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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강경·유화책 널뛰기… 北 내부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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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강경·유화책 널뛰기… 北 내부 수상하다

입력
2009.09.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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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유동적"이라고 언급한 것은 현재 북한 내부 체제가 심상찮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엔 북한 지도체제가 내부적으로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유동적 상황의 근거로 대외 정책에서 강경책과 유화책이 혼재되는 북한 당국의 양면적인 태도를 지목했다.

과거 북한은 '벼랑 끝 전술'로 맞서는 강경책으로 가다가 유화책으로 돌아서더라도 최소한 내부적으로는 한 목소리를 내는 식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요즘은 북한이 대(對) 미국 및 대남 정책에서 유화적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라늄 농축 핵 프로그램 진전과 핵 무기 개발을 주장하며 초강경 입장을 내세우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대두된 뒤 후계자 지명과 관련한 논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때 3남인 김정운의 후계 체제가 굳어지는 듯한 움직임들이 있었다.

하지만 1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일본 교도통신과의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후계자 문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공식 부인했다. 후계 체계 및 핵 문제, 대남 정책 등 북한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대외 정책에서부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 정부의 획일적이고 일사분란했던 과거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도체제나 북한 군 내부에 적지 않은 알력 다툼이 있는 것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여권의 안보소식통은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및 남측과 우방인 중국의 지원 중단 상태가 지속되면서 경제난이 심화돼 북한 내부를 지탱하는 식량 배급망마저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난 심화로 북한 권력의 내부 장악력이 크게 약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강경파와 온건파 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점차 혼란 기류가 잦아들면서 김 위원장 체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이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등 대화 국면에 나선다면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강경파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유화 노선을 강화하면서 국제무대에 나선다면 북한 문제가 더욱 긍정적인 상황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런 (유동적) 상황이 북핵 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전략 선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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