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11일 취임 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를 예방했다. 정치적 경험과 시각이 워낙 다른 경우여서 얘기의 주제도 사뭇 달랐다.
정 대표는 상도동으로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여야관계와 남북관계 등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정 대표는 "'물 마실 때 우물 파는 사람 생각하라'고 하셨던 말 유념하겠다"고 운을 뗀 뒤 "대통령님이 의원 하실 때는 여야가 함께 야구대회도 했다는데 요즘은 여야관계가 좋지 않다"고 국회의 답답한 현실을 거론했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도 "여야 의원들 사이가 너무 멀어졌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임진강 참사를 거론하며 "북한은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 판단하기 어려운 일만 해왔다"면서 "인도적인 입장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신의 재임 시절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김일성이 남북관계에서 양보하려 했던 때였는데 정말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여의도 진보신당 당사를 찾아 노회찬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여야간 건전한 협력을 다짐했다. 양당간 시각이 엇갈렸던 용산참사 문제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한 조속한 해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 방안을 두고선 각각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노동운동가 출신답게 시각 차이가 뚜렷했다.
노 대표는 "대통령이 친서민 정책을 얘기하면서 기업의 시각에서 노동 유연성을 강조하다 보니 고용불안이 심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만드는 것"이라며 "시장이 일자리를 잘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사진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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