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병원 진료를 받는 환자 수가 매년 25%씩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3일 '2001~2008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1년 2만9,000명이었던 치매 실진료 환자수는 2005년 6만5,000명, 2008년 13만7,000명으로 7년간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특히 80대 이상의 치매 실진료 환자수가 지난해 5만7,000명으로 2001년의 7.5배에 달해 연평균 34%의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로는 2008년 현재 여성이 9만4,000명으로 남성 4만3,000명보다 2.2배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11만2,000명으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치매 실진료 환자도 5,000명이 넘었다.
시ㆍ도별로는 서울시가 3만46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도 3만23명, 부산시 1만678명, 경남 1만166명 순이었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를 합친 수도권 지역 치매 환자가 6만6,000여명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치매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역시 2001년 344억원에서 2005년 872억원, 2008년 3,817억원으로 7년 간 11배나 늘어났다.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가 같은 기간 2배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 진료비 외에 치매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족들이 사용하는 비공식적인 의료비나 간접비도 상당하다"며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급여비가 약 10조원으로 전체 진료비 34조 8,000억원의 30%에 육박하는 등 노인의료비 관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진료 환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치매환자에 대한 전문화ㆍ특성화된 요양시설은 태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는 뇌졸중, 중풍 등 일반 노인질환과는 전혀 질적으로 다른 질환임에도 요양시설이 이들 질환을 한꺼번에 다루고 있어 치매 환자에 대한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요양시설 충족율은 전국적으로는 99.8%에 달하지만 서울은 58.5%밖에 안 되는 등 지역별 수급불균형도 심각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국가치매등록관리 DB 구축, 국립치매센터 및 치매거점센터 설치, 치매 전문시설 설립 지원, 치매 전문인력 양성 등 치매 종합관리대책을 추진 중이다.
김어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치매 질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암처럼 국가적 관리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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