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건과 복지 정책을 총괄하는 전재희(사진)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내 기업 CEO들 대상으로 경영문화 전도사로 나섰다.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이 없는 가족친화경영을 해야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
전 장관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CEO 조찬포럼에서 "기업마다 사내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가족친화경영을 해야 기업과 가정, 나아가 국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분야 장관이 경영인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전 장관은 이날 '저출산 극복을 위한 가족친화경영'이라는 제목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 프리젠테이션을 하듯 저출산 문제 해결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전 장관은 "출생아 1명이 감소하면 초등학교 졸업까지 관련매출이 4,600만원이 감소한다"며 "지금과 같은 저출산이 지속되면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도 사 줄 사람이 없으며 세금부담과 사회보험료 부담으로 기업을 할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장관은 이어 가족친화경영으로 이직률이 낮아지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진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산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업 분위기 조성과 영유아 아동을 가진 직원의 근무시간에 자율성을 주는 탄력근무제 도입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전 장관은 또 "민간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교사 수당 인상을 위한 예산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에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도 저출산이 국가적인 과제라고 했지만 국가재정의 어려움으로 (관련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마음고생이 심해 주저앉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포럼에 참석한 CEO들에게 "각 부처 공직자들을 만날 때마다 기업의 가족친화경영에 정부의 인센티브를 적극 요청하고 어린이집 지원 등 적극적인 저출산정책 실천도 건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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