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음악을 아이팟으로 접하듯, 무용도 극장에 오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죠." 미국 뉴욕의 중극장 DTW(Dance Theater Workshop)의 예술감독 칼라 피터슨(48)은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 즉흥무용 부문 심사위원으로 제주를 방문해 가진 11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65년 설립된 DTW는 무용이 전세계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미국은 물론 제3세계까지 신진 예술가들의 작업을 후원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피터슨은 무용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극장 밖으로 나가서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는 프로모션도 무용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며 "뉴욕 그랜드센트럴에는 주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는 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교육이 가장 중요한데, 부시 정부의 '낙오학생방지법'(NCLBㆍ표준화한 영어와 수학 평가를 통해 공교육에서 경쟁을 강조한 법률) 같은 정책은 무용 교육에 해를 끼쳤다"며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무용은 사회적 활동으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면서 "인간은 모두 몸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경험하므로 무용은 전세계를 소통케 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같은 가치를 실현하는 신진 무용가들을 돕기 위해 DTW는 공연장을 제공하고 광고를 대행하며, 수익성을 배제한 자체 펀드를 조성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무용가 마크 모리스, 데이비드 고든 등이 이 무대를 거쳐갔고, 올해 2월에는 국내 무용가 김윤진이 '춘향, Becomes you'라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한국 무용수들과 작업하면서 아직 잘 모르는 한국 무용이 더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일본의 전통 무용인 '부토'는 일본의 경제력과 정치성으로 세계인들에게 친숙해졌다"며 "이번 델픽대회를 통해 한국도 세계에 문화를 알리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즉흥무용 심사 기준을 "주어진 무대를 얼마나 제것처럼 잘 소화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볼 것" 이라고 밝힌 피터슨은 "델픽에서 아시아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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