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댐 방류로 인한 참사 당시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근무수칙을 어기고 당구를 치는 등 경보시스템 관리와 근무실태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1일 연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사고 당시 재택근무자였던 최모(28)씨는 연천군 당직자의 전화를 받지 않다가 수공 본사의 연락을 받고서야 현장에 나왔으며, 수위 상승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특히 사고 전날인 5일 오후 10시께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당구를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공 '근무 지침'에 따르면 재택 근무자는 현장으로부터 1시간 거리 내에 있는 관사 등에서 대기해야 한다.
또 수공 경보시스템 실무담당자인 송모(34)씨는 지난 4일 경보 전송장비를 교체하고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교체 직후 6일 오전5시30분까지 26차례나 시스템 서버로부터 '통신 장애'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연천군 당직 근무자였던 김모(40)씨는 필승교 수위 전광판 등을 확인하지 않아 사고 당일 오전 3시 수위가 경보발령 기준(3m)을 넘었는데도 경찰 대피방송이 나올 때까지 이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댐 방류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 중인 군남댐의 증축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임진강 참사 관련 차관회의를 열고 임진강 본류에 건설중인 군남댐 증축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남세현 총리실 안전환경정책관은 "군남댐은 1억3,000톤까지 저수할 수 있어 황강댐 방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나,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증축 가능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수공과 연천군, 유족 측은 11일 사망자 1인당 5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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