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간이식 수술을 받는 등 6개월간의 암 투병을 끝내고 6월말 업무에 복귀한 미국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9일 새로운 아이팟 모델들을 소개하는 무대를 통해 11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잡스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신제품 행사에 청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해 자신의 간 이식 수술 경위 등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즐겨 입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잡스는 평소와 다름없는 낮은 목소리로 새 아이팟 제품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몰라보게 수척해진 모습에서 가혹했을 투병 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 청중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중반으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이식했다"고 말한 뒤 "장기 기증자의 관대함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장기 기증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잡스는 지난해 10월 매킨토시 노트북 등 신제품 발표회에 여윈 모습으로 나타난 이래 건강 이상설에 시달렸고, 1월 병가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뒤 봄에 테네시주 멤피스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잡스의 감동적 복귀에도 불구하고 새 아이팟 모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돌면서 이날 뉴욕 나스닥의 애플 종가는 전날 보다 1.79% 하락한 171.14달러로 마감됐다. 애플 주가는 올해 한해 동안 2배 가량 상승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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