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2차 전지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 구도가 각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 사업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조만간 국가 간의 대전(大戰)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현재 정보기술(IT) 제품을 위주로 한 중소형에 머물러 있는 2차 전지의 주된 용도가 자동차를 포함해 대형으로 확대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1년 설립된 A123시스템스는 아시아 기업들이 주도하는 2차 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일한 미국의 대표 벤처 기업이다. 열 상승 억제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나노인산염 기술을 특허로 갖고 있으며 상하이자동차(SAIC)에 하이브리드차용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내 미시간주에 대규모 양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이 업체는 GE와 P&G, 퀄컴 등이 투자를 할 만큼 '전자업계의 구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업체다.
일본에선 산요를 인수, 2차 전지 공장 신설 등을 추진하며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파나소닉이 돋보인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절대 강자로 불리는 도요타와 함께 합작 회사를 설립할 만큼 2차 전지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2차 전지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는 파나소닉은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도요타의 현지 유통망까지 프리미엄으로 확보하며 2차 전지 시장에서의 파급력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에는 소형 2차 전지 분야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BYD사가 있다. 올해 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투자를 결정, 유명세를 탄 BYD는 자동차와 모바일 기기 등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전지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높은 업체로 주목 받고 있다. "도요타와 GM 등을 제치고 먼저 중형 세단의 전기 자동차를 상용화 하겠다"고 공헌할 만큼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의 김점수 박사는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해외 경쟁 업체에 비해 다소 모자라는 측면이 있지만, 고가의 원자재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술력에 정책적인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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