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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코리아 넘어 2차전지 강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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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코리아 넘어 2차전지 강국 꿈꾼다

입력
2009.09.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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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에 이은 또 하나의 산업기적을 꿈꾸고 있다. 분야는 배터리, 그 중에서도 2차 전지다.

세계는 지금 '배터리 전쟁'중이다. 저탄소 친환경이 21세기 경제성장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으면서, 2차 전지는 미래 신재생 에너지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차 전지 시장과 기술에서 도태되면, 녹색의 급류에서 영원히 밀려날 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때문에 일본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국내 기업들도 대대적 투자를 통해 '배터리 강국'을 향한 전열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는 10일 울산에서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합작 설립한 SB리모티브의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박맹우 울산시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박영우 SB리모티브 대표, 볼프헤닝 샤이더 보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총 5,000억원(2015년까지)이 투자될 공장은 ▦석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전지와 ▦전기 자동차(EV)용 전지를 2011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이 전지는 독일의 완성차회사인 BMW에 독점 공급된다.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을 차세대 에너지 사업단지로 육성해 친환경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박영우 SB리모티브 대표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시장은 매년 급신장하고 있으며 2020년 204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라며 "지속적 기술개발과 연구투자를 통해 2015년에 세계 시장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전용 배터리를 일컫는 2차 전지는 작게는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이지만 앞으로 그 용도는 자동차 가전 건축 발전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로 확대될 전망. 특히 미래자동차 시장을 이끌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의 경우, '배터리 기술이 절반'이란 얘기가 나올 만큼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색성장시대의 패권은 배터리 기술에 달려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배터리산업을 미래성장의 국책사업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민ㆍ관ㆍ연 등 22개 기관이 참여하는 차세대 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며,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미국, 일본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특유의 '선택과 집중'전략으로 일부 소재 등에선 일본을 위협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참여했지만 결국 종주국 일본을 시장에서 완전히 밀어내며 부동의 세계1위자리에 올라섰던 반도체처럼, 2차 전지에서도 대역전드라마를 쓰겠다는 것이 국내기업들의 포부다.

실제로 삼성SDI와 함께 전지산업을 이끌고 있는 LG화학의 경우 올해 GM의 전기차용 2차 전지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이 분야 국내기업들의 국제적 위상은 빠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품 소재의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차 전지 종주국인 일본에도 진출하고 있다"며 "삼성SDI, LG화학 등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2011년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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