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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2차전지 전쟁'/ 전기車 등 필수장비 '대형 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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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2차전지 전쟁'/ 전기車 등 필수장비 '대형 충전지'

입력
2009.09.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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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자동차는 시동을 걸거나 달릴 때 소리없이 조용하게 움직인다. 매연도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석유 대신 전기로 달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바로 2차 전지다. 2차 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와 달리 여러 번 충전해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즉 충전지다.

다만 일반 소형 충전지와 달리 대용량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미국 자동차 업체 GM이 2010년에 판매 예정인 전기 자동차 '볼트'에 들어가는 2차 전지는 휴대폰용 배터리 4,000~5,000개에 해당하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이처럼 대용량 전기를 반복 저장해 사용하는 2차 전지는 여러 가지 장점 때문에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 깨끗하고 조용하다

2차 전지가 가장 각광받는 이유는 환경에 무해하다는 점이다. 석유처럼 공해가 발생하지 않아 자동차에 장착해도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료를 태워 폭발하는 힘으로 엔진을 움직이는 내연기관과 달리 소음도 없다.

특히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은 지상 과제가 됐다. 석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전기만 사용하는 전기자동차(EV) 등이 대세인데, 두 가지 모두 2차 전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면 자동차 뿐 아니라 다양한 무공해 운송수단을 만들 수 있다. 화물을 나르는 전기 로봇, 휠체어처럼 생긴 실내 이동용 1인 탈 것 등이 가능하다. 이미 일본 도요타 등 외국 업체들은 이 같은 운송 수단 개발에 착수했다.

■ 작고 편하다

'소리없는 자동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A씨는 미국 출장 길에 오를 예정이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 시간을 견디기 위해 준비한 물건은 넷북. A씨의 넷북은 충전없이 사나흘을 쓸 수 있어 영화 서너 편은 문제없이 볼 수 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 한 번 충전하면 1주일은 거뜬히 사용해 충전기를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날로 개선되는 소형 2차 전지를 사용하는 근 미래의 모습이다. 노트북과 휴대폰, 넷북 등에 사용하는 충전지도 모두 2차 전지다. 자동차용 2차 전지와 달리 크기가 작다. 넷북에 쓰이는 소형 2차 전지의 경우 최근 한 번 충전에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수명을 늘리면서 크기는 더욱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휴대 디지털 기기에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는 소형화와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년에 세계 시장이 26% 성장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업체들이 유리하다. 현재 주요 컴퓨터(PC) 업체인 HP, 델이 사용하는 2차 전지는 삼성SDI, LG화학이 전체 사용량의 23~46%를 공급하고 있다.

■ 안정성과 낮은 가격 실현이 문제

그러나 2차 전지도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소형 2차 전지의 경우 안정성이 문제다. 일부 노트북과 휴대폰 등이 배터리 충격이나 과열 등으로 폭발하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만큼 2차 전지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소재 개발이 중요하다. 현재 리튬 이온전지의 주요 소재인 양극활 물질은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40%를, 음극활 물질은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용 2차 전지의 경우 가격이 관건이다. 전지 자체의 가격도 낮춰야 하지만 짧은 시간 충전 등으로 충전 비용을 줄여야 하고, 충전소도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전기자동차를 판매할 때 전지 가격을 제외한 뒤 휴대폰 통화료처럼 주행 거리에 따라 비용 절감분을 사용료로 청구하는 사업 방식을 검토중이다. 일본 덴마크 이스라엘 등은 충전 및 전지 교환이 가능한 충전소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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