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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韓銀 7개월째 금리 동결,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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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韓銀 7개월째 금리 동결, 그러나…

입력
2009.09.1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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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들어 가장 강한 톤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기회복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한 지난 2분기 이후 이 총재가 금리인상의 여지를 조금씩 넓혀온 것은 사실이지만,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발언은 확실히 수위 자체가 달랐다.

금리 인상은 금융위기 때 취했던 경기부양조치들을 정상화하는 이른바 '출구 전략'의 핵심. 본격적인 출구 전략이 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인데, 그만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이날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들을 내놓았다. "현재의 금융완화 강도는 경제 상황에 비추어 매우 강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도 그 상태가 여전히 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 등. 돌려 말하면, 금리를 좀 올려도 경기부양엔 문제없다는 얘기다.

"3분기 몇 달 간의 경제상황을 면밀히 관찰한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던 지난 달 기자간담회 발언에 비하면 이날 발언은 적어도 두어 걸음 이상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시장이 "연내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만약 한은이 빠른 시일 안에 금리를 올릴 경우 그 시기는 주택시장의 향방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요인 중 가장 중요한 물가상승 압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 반면, 주택담보대출 급증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융완화의 부작용이나 약점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 통화정책을 그냥 끌고 가면 된다"면서도 "주택문제, 주택관련 대출 등의 상황이 자꾸 나빠진다면 우리가 취하고 있는 정책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이 조금 더 효과를 나타내서 주택시장의 불안감이 완화되길 바라며, 그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었다. 최근의 주택담보대출규제 강화에도 불구, 집값불안이 지속된다면 결국 금리인상의 칼을 뽑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날 발언에도 불구, 실제 연내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 총재도 실제 금리 인상보다는 '구두경고'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는 해석도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섰다가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부터 기획재정부, 재계와 경제연구소까지 일제히 '출구전략'을 늦추라고 요구하는 상황. 이 총재가 "그런 의견들을 경청하겠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결국 한은 몫이다.

우리한테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일축하긴 했지만, 이런 압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출구전략 시점을 두고 정부와 한은이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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