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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손 소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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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손 소독제

입력
2009.09.1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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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밖에 나가 노는 걸 유달리 좋아한다. 반나 절을 꼬박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것도 다반사다. 놀이 기구는 물론이고 자동차나 심지어 땅바닥까지 제손으로 만져봐야 직성이 풀린다.

집에 들어오면 꼭 씻어주긴 하지만 아이 손에 신종플루 바이러스 라도 묻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손 소독제라도 집에 사둬야 하나. 퇴근 길에 약국에 들러 봤다. 이게 웬일인가, 동이 났단다.

허탕을 치고 집에와 TV를 보니 대형 마트에서도 손 소독제를 갖다 놓기가 무섭게 팔려 나간다는 뉴스가 나온다. 너무 늦었나 싶었다. 취재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화장실 세면대에까지 따로 손 소독제를 비치해 둔 곳도 있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손 소독제는 원래 의료 현장에서 주로 쓰는 물품이란다. 여러 환자를 봐야 하는 의사들이 일일이 비누칠을 해 가며 손을 씻을 시간이 없으니 간편하게 책상 위에 놓고 쓰기 위해 나온 제품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해 꼭 손 소독제를 써야 하는 건 아니라고 조언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흐르는 물에 비누칠을 해서도 얼마든지 씻어낼 수 있다”며 “여행객처럼 비누와 물을 갖고 다닐 수 없는 특수한 경우에 손 세정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가슴을 쓸어 내렸다. 신종플루를 비롯한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몸이 지질(기름 성분)로 둘러싸여 있다.

김 교수는 “비누로 손을 씻으면 비누가 바이러스의 막에서 기름 성분을 떼어 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파괴된다” 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15초간 비누로 손을 씻으면 약 90%, 30초간 씻으면 99%의 병원균을 제거할 수 있다는 지침도 내놨다. 그래도 여행이나 나들이를 갈 때처럼 비누나 물을 쓸 수 없는 경 우엔 어쩔 수 없이 손 세정제가 필요하긴 할터.

동네를 한 번 더 돌아다니다 ‘손 세정제 입고’라고 문에 써 붙인 약국을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는데 제품 종류가 너무 많았다. 어떤 걸 사야 좋을지 또 한번 난감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손 소독제 표준 성분으로 정한 건 알코올. 적어도 알코올이 60% 이상 들어 있어야 소독 효과가 나타난다. 때문에 손 소독제를 구입 할 땐 알코올 함량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한가지 더. 손 소독제를 지나치게 자주 쓰면 오히려 병원균 감염에 더 취약해 질 수 있다.

손 소독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피부의 각질도 함께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용이 계속되면 피부가 손상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병원균이 더 잘 침투하게 된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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