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청국장' 연구에 매진해 온 대학교수가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인정 받아 세계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청국장도 'Chungkookjang'이라는 영문표기로 함께 소개됐다. 주인공은 김한복(50) 호서대 자연과학부 생명공학과 교수.
김 교수는 9일 "미국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로부터 2010년판에 인명과 함께 청국장 연구를 등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그 쪽에선 청국장을 잘 모를 텐데, 인정을 해주겠다니 재미있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는 세계적으로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 중 심사를 거쳐 인명록에 정보를 담고 있다. 각 학자가 펴낸 논문을 바탕으로 1차로 인물을 선정한 뒤, 후보자에게 이력서와 경력서를 요구하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보통 이 인명사전에는 과학이나 의학, 공학 등 전통 학문분야에서 연구업적을 낸 사람들의 이름이 주로 등재된다. 따라서 청국장 연구로 인명록에 등재된 것은 꽤 이례적이라는 게 학계의 평가다.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3년부터 16년간 청국장 연구에 매진해왔다. 분자생물학과 정보생물학을 연구에 도입해 인체 효능을 분석하는데 큰 성과를 거뒀다.
김 교수는 '청국장 전도사'이기도 했다. 특히 2003년엔 저서 <청국장 다이어트 & 건강법> (휴먼앤북스)를 펴내 청국장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청국장>
김 교수는 "내 경우 생청국장을 장복해 80㎏ 정도였던 몸무게를 60㎏ 이하로 줄였다"며 "연구결과 면역세포의 세포자살을 막거나 혈압을 낮추는 물질, 염증을 해소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매커니즘 등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국장 요리법에 대해 "그 동안 우리는 청국장을 주로 찌개로 먹어왔는데, 청국장을 끓이면 미생물과 생리활성물질이 파괴돼 효과가 반감된다"며 "생청국장을 먹거나, 일단 청국장을 반 만 넣고 찌개를 끓인 뒤 다 끓인 다음 생청국장을 거기에 섞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명사전엔 청국장이 '발효대두(fermented soybean)'로 설명될 것"이라며 "앞으로 청국장의 효능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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