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하루 만에 심장혈관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였다.
삼성서울병원은 4일 심장혈관센터(센터장 이영탁 교수)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심장초음파 등의 첨단 영상 의학 장비와 영상 의학 기술을 접목한 이미지 처리를 통해 신개념의 심장검사와 진단이 가능하다.
병원 측은 이 센터가 기존 심장혈관센터와 다른 점으로 '원데이(One Day) 진료시스템'을 꼽았다. 그동안 심장검사를 받으려면 병원에 입원, 허벅지나 손목 혈관을 통해 심혈관조영술을 받아야 했는데 이 센터는 첨단 촬영 장비를 이용한 이미징 방식의 검사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진료_검사_결과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비용도 기존 검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120여년 역사를 지닌 미국 메이요클리닉과의 협력이다. 협력 사업은 메이요클리닉으로부터 파견된 오재건 순환기내과 교수가 주도한다. 오 교수는 이미 4월부터 메이요클리닉과 공동으로 심장혈관이미징센터(CVIC)를 삼성서울병원 내에 운영하고 있다. 두 병원은 앞으로 CVIC를 통해 원격 진료를 할 계획이다. 환자들이 미국 등으로 나가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1883년 설립된 메이요클리닉은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매년 미국 내 병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17개 전문 분야별 평가에서 존스홉킨스병원과 1, 2위를 다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병원. 특히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심장혈관센터에는 2개의 X선관을 이용, 심장이 한 번 박동하는 1초 내에 혈관 촬영을 완료할 수 있는 '소마톰 플래시 CT'가 설치돼 있다. 방사선량도 기존 CT의 6% 수준인 1밀리시버트(mSv)에 불과해 어린이나 여성들이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기존 심장검사 방식에 비해 검사 속도가 6배나 빨라진 MRI가 새로 도입돼 1시간 정도 걸리던 검사 시간을 20분으로 줄였다. 이밖에 이 센터는 국내 처음으로 스텐트와 풍선확장술 등의 심장혈관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수술 등의 심장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Hybrid) 심장혈관조영실'도 갖췄다.
센터에서는 심장혈관 진료에 필요한 순환기내과 심장소아과 영상의학과 심장외과 혈관외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의들이 함께 영상을 분석하고 통합적으로 진료 계획을 수립하는 협진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
이영탁 센터장은 "5년 안에 아시아에서 최고의 심장혈관센터가 될 것"이라며 "첨단 영상을 이용한 진료와 검사를 할 수 있어 치료 방침을 세우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자랑했다. 공동센터장을 맡고 있는 오재건 교수는 "메이요클리닉이 현직 교수를 미국 이외의 의료 기관에 장기 파견한 것은 120여년 병원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이번 CVIC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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