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8일 개막한다. 10월 16일까지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를 시네마 천국으로 선포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를 넘어 아시아로, 다시 세계로 뻗어가려는 기상에 걸맞게 더 크고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최다인 70개국 355편의 영화를 6개 극장에서 상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0개국 41편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세계 초연이 98편, 자국 외 세계 초연이 46편이다.
김동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등 세계적 거장 감독들이 참여하고, 올해 타계한 유현목 감독과 배우 장진영의 회고전이 겹친데다 신인과 중견들의 뛰어난 작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가 축소 운영된 것과 달리 부산국제영화제가 더 커진 것은 예산과 협찬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지난해 32억원에서 올해 56억 4,000만원으로 지원금을 대폭 늘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금은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기업 협찬도 현금과 현물을 합쳐 지난해보다 6억원이 늘었다.
내한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은 어느 해보다 화려하다. 아시아 영화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 자크 베네를 비롯해 코스타 가브라스, 다리오 아르젠토, 브라이언 싱어, 조니 토, 트란 얀 헝 등 세계적인 감독들과 조시 하트넷, 야쿠쇼 코지, 리빙빙 등 스타 배우들이 부산에 온다. 이 가운데 코스타 가브라스, 다리오 아르젠토 두 감독은 핸드프린팅으로 부산에 영원히 자취를 남길 예정이다.
세계 영화의 변방에서 좋은 작품들을 다수 발굴해 선보임으로써 문화적 다양성을 강화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아시아에서도 시선 밖에 머물던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등의 우수작을 이번에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로도 관심을 넓혀 카메룬, 케냐, 남아공, 세네갈 등의 수준 높은 신작 6편을 상영한다.
개막작은 장동건 등이 주연한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폐막작은 중국 감독 첸 카오푸, 가오 췬수가 공동 연출한 '바람의 소리'다.
올해 신설 프로그램인 '플래시 포워드'는 비아시아권 경쟁 부문이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은 아시아권 작품들의 '뉴 커런츠'가 유일했다. '플래시 포워드'는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을 발굴함으로써 세계적 영화제로 도약하려는 디딤돌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려면 티켓 예매부터 할 일이다. 매년 전쟁이 벌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와 전국 GS25 편의점, 부산은행 본점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개·폐막작 예매는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며 21일 오후 7시 오픈한다. 나머지 프로그램은 23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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