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상품권이 작아지고 있다. 지갑 속 터줏대감인 지폐의 크기가 작아졌기 때문.
현대백화점은 한가위를 맞아 새로 출시하는 모든 상품권(5,000원~50만원 등 총 6종)의 크기를 5만원 짜리 신권지폐(가로 154㎜, 세로 68㎜)에 맞췄다고 9일 밝혔다.
5만원 신권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신세계는 5,000원과 1만원 상품권만 1만원 신권 크기(148㎜×68㎜)로 바꾼 바 있다. 롯데는 "품격 있는 선물"이란 점을 들어 여전히 기존 크기(162㎜×76㎜)를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상품권의 슬림화는 지폐의 변화가 주도했다. 작아진 신권이 등장하니 호시탐탐 체중감량을 노리던 지갑도 덩달아 작아졌고, 다이어트 기회를 놓친 백화점상품권은 졸지에 애물단지가 됐다. 돈이나 진배없는 무기명채권이지만 명절 때나 반짝 등장해, 지폐보단 지갑을 차지할 기회가 적은 탓이다.
최근 업계 조사에 따르면 1,000원부터 5만원까지 모든 지폐의 세로 크기가 68㎜로 통일되면서 지갑의 세로 크기가 예전보다 1㎝가량 줄었다고 한다. 현대백화점 카드회원 대상(520명) 설문에선 10명중 9명 이상(93%)이 68㎜를 선호했다.
실제 MCM 루이까또즈 등의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반(중)지갑 신상품은 70~80㎜ 안팎이다. 이러니 기존 상품권을 지갑에 넣으려면 구겨지는 걸 피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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