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라면 으레 유물이나 소장품 같은 '보여주는 것' 위주입니다. 그러나 실학박물관은 실학이라는 학문이 갖고 있는 정신과 사상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음달 23일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에서 개관하는 실학박물관의 안병직(73) 관장은 "실학박물관은 어떻게 실학이 태동했고 사상이 전개됐는지를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상설전시실을 실학의 형성, 실학의 전개, 천문지리 등 실학의 시대적 정신과 흐름을 기준으로 3가지로 나누었다"고 말했다.
3개 상설 전시실에는 총 130여 건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실학의 형성'이란 주제를 내건 1전시실에서는 실학 태동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했음을 보여주면서, 자명종(自鳴鐘)과 조총(鳥銃) 등 서양 신문물과 그에 따른 조선 사회의 변화 양상을 소개했다. 이 시기의 실학 선구자 한백겸, 이수광, 김육, 박세당, 유형원의 관련 유품도 소개돼 있다.
2전시실은 '실학의 전개'를 주제로 정약용, 이익, 이중환, 박지원, 박제가 등 실학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들이 소개된다. 3전시실은 '천문과 지리'를 주제로 천문관측 기구, 지도류 등을 전시한다.
안 관장은 "실학박물관 주변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 전통사찰인 수중사, 관광자원인 팔당호가 있다"며 "실학박물관은 관람객을 끌어 들일만한 요소를 갖추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실학박물관을 명실상부한 실학 연구의 메카로 키울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박물관은 대지 4,075㎡에 2층 규모이며, 연면적은 2,993㎡다. 건립공사는 2006년 5월 시작해 4월30일 마무리됐다. 이 박물관에는 전자책, 애니메이션 같은 최신 기술을 도입해 관객이 편리하게 자료를 관람하고 찾을 수 있다.
개관 특별전 '김육(金堉)과 대동법(大同法)'에서는 조선후기 실학자 김육과 대동법을 정리했다. 김육은 임진왜란 이후 모든 세금을 쌀로 통일한 대동법을 시행해 농민 부담을 덜고 국가 재정을 강화했다. 실학박물관은 경기문화재단이 설립했으며, 이 박물관이 있는 능내리에는 다산 정약용의 생가터와 무덤이 자리잡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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