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좋았는데 갑자기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보이고 중심 부분이 흐려진다." "사물이 작게 또는 휘어 보이고 상이 이중으로 맺힌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주 원인인 중심성 망막증일 가능성이 높다.
중심성 망막증은 망막 아래 맥락막에서 삼출액이 흘러나와 초점을 맺는 중심 부분(황반부)에 고이면서 시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인천 한길안과병원이 최근 4년 간 중심성 망막증으로 내원한 환자 기록을 분석한 결과, 2006년 522건 2007년 589건이었던 환자가 미국 금융 위기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2008년 767건(2006년 대비 30.2% 증가)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4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했으며 2006년보다는 75%나 늘었다.
특히 2008년에 중심성 망막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767명 중 40, 50대 남성이 58%나 됐다. 여성 환자는 20%에 불과했다.
40대 환자 349명의 83%인 290명, 50대 환자 179명의 85%인 153명이 남성이었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 환자 59명, 26명에 비교하면 각각 4.9배, 5.9배에 달하는 숫자다.
중심성 망막증 환자의 여성 대비 남성 비율은 60대(80명) 3.6배, 30대(78명) 3배 등 다른 연령대에서도 남성이 다수였다. 그러나 은퇴 후인 70대(4명·1.3배), 80대(0명·0배)와 사회에 진출하기 전인 20대(3명·0.3배)는 남성과 여성이 비슷하거나 남성이 오히려 적었다.
이 같은 통계로 볼 때 이 증상은 사회 활동을 왕성히 하는 40, 50대 남성이 경기 침체에 따른 퇴출이나 임금 하락 등으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짐작된다.
아직까지 중심성 망막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의 과다 분비나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 복용이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망막하 맥락막과 망막 색소상피층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야간 작업이나 야간 운전 등으로 잠이 부족해지거나 과로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1~6개월 지나면 저절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40%는 같은 증세가 다시 나타난다. 높은 재발률이다. 따라서 적절한 처방과 약물 치료를 받고, 환자 스스로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고 오래 계속되거나 반복 발생하면 맥락막 신생혈관 등에서 2차 합병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실명할 수 있다.
자연 치유되지 않거나 약물 치료로 낫지 않으면 형광안저촬영과 OCT검사로 이상 부위를 찾아내 레이저 광선으로 응고하면 된다.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손준홍 진료부장은 "중심성 망막증은 정신·육체적 스트레스나 피로로 많이 생긴다"며 "숙면을 취하고 음주 흡연을 피하는 등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되도록 받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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